- 바이오니아, 소형 신속 분자진단 장비·키트 개발 박차…9월 출시 목표
- 진단 소요시간 120~150분서 대폭 단축…감염자 판별 민감도 99% 이상
- 응급수술 등 준비하는 동안 감염 여부 확인…응급실·선별진료소 등에 유용
바이오니아는 병원 응급실이나 선별진료소·보건지소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30여분 만에 높은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방식의 ‘신속 분자진단 장비·키트’를 이르면 오는 9월 선보일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30여분이면 기존 분자진단 장비·키트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데 걸리는 120~150분의 3분의1~4분의1 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진단에 폭넓게 쓰자고 제안한 신속 항원검사키트로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데 드는 10~30분과 큰 차이가 안 난다.
신속 항원검사키트는 바이러스 등의 특정 핵산(RNA·DNA) 부위를 대량복제하는 증폭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감염자를 감염자로 판별하는 민감도가 41.5% 수준으로 낮다. 이 때문에 감염자가 감염되지 않았다고 잘못 판별해 감염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바이오니아가 오는 9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소형 신속 분자진단장비(IRON-qPCR)와 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감염병 원인균의 특정 핵산 부위를 40사이클 안팎 증폭, 그 숫자를 엄청나게 늘린 상태에서 감염 여부를 판별하기 때문에 기존 분자진단 장비·키트와 마찬가지로 민감도가 99% 이상이다.
검사 대상자의 침(타액)이나 코·입인두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검체를 IRON-qPCR의 ‘핵산 추출+PCR 모듈’에 주입하고 장비를 가동하면 30여분 만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한 번에 2명의 검체를 검사할 수 있다.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는 몇 가지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진단장비들은 여러 개의 검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여러 시료 튜브의 반응 블록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반면 신속진단 장비인 IRON-qPCR은 1~2명의 검체만 빨리 검사할 수 있게 설계했다. 증폭 블록의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대신 고온 블록과 저온 블록을 마치 다리미 같이 눌러줘 증폭에 걸리는 시간을 20분으로 줄였다. 증폭 전단계인 핵산추출 시간도 10분 내로 줄이고 증폭 단계와 자동으로 연동시켜 30분대에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IRON-qPCR은 당초 코로나19·독감·감기 등 초기 증상이 비슷한 환자에게 해당 증상을 일으킨 원인균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최대 40종의 바이러스 등 가운데 몇 종의 원인균 RNA·DNA 부위가 검출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래서 ‘증상 원인균 동시진단’ 또는 ‘증상 기반 다중진단’ 장비로 불린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병원 응급실 등을 찾는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PCR 방식의 분자진단장비와 키트에 대한 요구가 높다”며 “IRON-qPCR과 전용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가 출시되면 응급수술·시술 등을 준비하는 동안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선 IRON-qPCR과 전용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가 9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감기 등 호흡기 증상, 성병 등의 원인균을 진단하는 신속 다중진단키트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자체 진단시설·인력을 갖춘 대형병원 외에는 코로나19 면봉 검체를 위탁검사기관에 보내야 하므로 검사 결과를 다음날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긴급한 수술·시술 등이 필요해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의 경우 생명이나 예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도 코로나19 확진 시 응급실 운영중단, 의료진 격리조치 등을 우려해 신속한 조치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진> 바이오니아 연구원이 30여분 만에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마칠 수 있는 신속 분자진단장비(IRON-qPCR)에 ‘핵산 추출+PCR 모듈’을 넣고 있다. 왼쪽은 이 장비의 주요 특징.